[연재] 프롤로그 1. 좋은 가구란 무엇인가?

(21년차 원목가구 디자이너의 프롤로그)

가구를 21년째 만들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어떤 가구가 좋은 가구인가요?”**입니다.

좋은 나무, 멋진 디자인, 비싼 가격, 튼튼함… 모두 어느 정도 맞지만, 좋은 가구는 한 가지 기준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세 가지는 심미성(디자인), 경제성(가격과 가치), **기능성(사용성과 재료)**입니다.


1. 첫눈에 마음이 가는 가구 – 심미성

가구를 처음 볼 때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디자인입니다. 아무리 튼튼해도 볼 때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오래 사랑받기 어렵습니다.
예쁜 가구와 좋은 디자인은 꼭 같지 않습니다. 사진으로 멋져도 실제로 불편할 수 있고, 처음엔 평범해 보였는데 집에 놓고 쓰다 보니 점점 좋아지는 가구도 있습니다. 좋은 디자인은 사람과 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디자인입니다. 가구는 매일 사용하며 생활하는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2021년 作_포도송이 | 디자인(심미성)에 중점을 가구

2.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

가구는 옷과 다릅니다. 몇 년, 때로는 수십 년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지금 예쁜 것”과 “오래 예쁜 것”은 다릅니다. 원목은 나무 자체의 색과 결이 있어 장식을 많이 넣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공간에 놓였을 때 존재감이 있는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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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作 | 직선을 강조한 아주 심플한 테이블 세트(테이블 재료 두께 7cm)


3. 비싸다고 좋은 가구일까? – 경제성

비싼 가구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가격에는 나무, 철물, 마감재, 디자인비, 인건비, 이익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같은 월넛 테이블이라도 가격이 크게 다른 이유입니다.

너무 싼 가구도 재료·마감·내구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격을 볼 때는 “비싸다/싸다”보다 **“이 가격으로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만족스럽게 쓸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세요.
 

4. 좋은 가구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

겉보기에 비슷한 테이블도 가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나무 등급과 건조 상태, 제작 시간, 보이지 않는 결합 방식, 마감 횟수 등이 영향을 줍니다.
가격 비교 시에는 디자인만 보지 말고 재료 + 구조 + 제작 수준 + 마감 + 사용 목적을 함께 보세요.
중요한 것은 무조건 비싼 가구가 아니라,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5. 좋은 가구는 결국 편해야 한다 – 기능성

아무리 아름다워도 불편하면 좋은 가구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식탁은 식사하기 편해야 하고, 의자는 오래 앉아도 편해야 하며, 책상과 침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식탁 높이, 의자 등받이 각도, 팔걸이 위치 등 작은 차이가 편안함을 크게 바꿉니다.
가구는 사람의 몸과 생활에 맞아야 합니다. 주문 가구를 만들 때 가족 키를 꼭 묻는 이유입니다.
한국인에게는 보통 테이블 높이 72~73cm가 더 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6. 좋은 재료가 좋은 가구를 만들어줄까?

좋은 목재는 중요하지만, 좋은 나무만으로 좋은 가구가 되지는 않습니다.
디자인과 구조가 잘못되면 좋은 재료도 소용없고, 용도에 맞는 재료를 제대로 쓰고 정성스럽게 만들면 충분히 좋은 가구가 됩니다.

좋은 재료 + 좋은 디자인 + 좋은 구조 + 제대로 된 제작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모든 부분에 가장 비싼 재료를 쓸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부위/부재에는 합판이나 안전한 등급의 MDF가 더 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원목이 아니라면 유해물질 배출량을 꼭 확인하세요.
 

7. 결국 세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

좋은 가구에는
(오래도록) 아름다워야 하고, 합리적인 가치를 가져야 하며, 사용하기 좋아야 합니다.
즉 심미성 + 경제성 + 기능성입니다.

이 세 가지의 비중은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모두에게 똑같이 좋은 가구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좋은 가구란 그 가구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 가구입니다.
 

8. 제가 생각하는 좋은 가구

21년 동안 제 기준도 변했습니다.
이제는 만드는 사람의 만족보다 사용하는 사람의 만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손이 가고, 앉을 때마다 편하고, 볼 때마다 기분이 좋고, 몇 년이 지나도 쉽게 버리고 싶지 않은 가구.
시간이 지나며 생긴 흠집과 색 변화마저 그 가구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저는 그런 가구가 좋은 가구라고 생각합니다.

잘 만든 가구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 좋아질 수 있습니다.
“오늘 얼마나 멋진가?”보다 **“10년 뒤에도 계속 쓰고 싶을까?”**를 한번 물어보세요.
 

좋은 가구에는 정답이 없다



월넛이 오크보다 무조건 좋은 것도, 원목이 합판보다 언제나 좋은 것도, 비싼 가구가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입니다.
그 조건에 맞춰 디자인·재료·기능·가격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것이 좋은 가구에 가장 가까운 모습입니다.

사용하기 좋고, 보기에 아름다우며, 지불한 만큼의 가치를 느낄 수 있고, 시간이 지나도 쉽게 버리고 싶지 않은 가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 연재에서는 앞으로 나무 선택, 디자인, 제작 과정, 오래 쓰는 방법을 쉽게 풀어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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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 YG_박연규 우드스튜디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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